모성애

처음 지원이를 보았을 때 느낀 감정은 모성애가 아니었다.

내 뱃속에서 나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나의 아기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 모성애가 아닌,
나의 도움이 없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한 생명을 거두는 인도주의적 감정이였던 것.

그래서 처음엔 적잖이 스트레스가 됐다.
나의 아기에게 말이다.

내 도움 필요없다는 듯 울어만 대는 상대라니.
내가 봉사를 하고 있는데 응당 고마워해야하는 것 아닌가?
내 인도주의적 봉사행위에 대한 감사표현은 커녕 날 향한 울음섞인 짜증이라니.
이 무슨 황당한 경우인가?

이 비정상적은 구도를 커버하기 위한 말이 모성애인가.
일방적으로 봉사하면서 인내하고 거두는 인도주의 특별한 케이스를 혈연이라는 특징으로 묶어 모성애라 표현하나보다.

지원이는 내가 낳은 아이지만 내 삶은 아니다.
나는 지원이가 사회에 발을 딛을 수 있을때까지 도와주는 조력자일뿐.
타인의 삶에 이렇게 희생해야하는 이 모성애라는 감정이 힘겹다.
내가 먹지 못하고 잠들지 못하면서 도와줘야하는 대상이 몇십년을 내 곁에 있는다 생각하니 편두통이 도진다.

내가 이 생에 태어나 짊어지고 가야할 업이라고 생각하자.
내가 그 누구의 도움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 듯, 그 은혜를 갚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자.

모성애라는 감정은 아직은 낯설다.



by 우주정복 | 2012/01/20 19:02 | Diary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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